다스코, 상반기 신사업 수주 절벽…당분간 보릿고개 '예고'
태양광 및 철근유통 신규 수주 각각 5억원…사실상 수주 제로 상황
도로 구조물 등 기존 사업도 전망 어두워…하반기 이후 실적 악화 우려
공개 2023-09-14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국내 2위 도로 구조물 생산 기업인 다스코(058730)가 수주 절벽에 따른 매출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다스코의 신사업인 태양광 구조물과 철근유통 사업이 태양광 지원 정책 축소와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올 상반기 수주액이 1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수주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스코의 기존 사업인 도로 구조물과 건축자재 사업도 전망이 어두워 신사업 수주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를 주력 사업이 메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다스코)
 
상반기 급감한 신사업 수주…하반기 이후 영향 미칠 듯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스코의 올해 상반기 태양광 사업 수주실적은 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다스코의 태양광 사업 수주 실적(300억원)에서 98.3% 급감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이 쪼그라들면서 다스코의 태양광 수주잔액은 지난해 605억원에서 올해 35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스코의 태양광 사업이 올해 상반기 급격한 수주 절벽에 빠진 것은 태양광 산업에 대한 정책 축소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정부는 2030년 전체 에너지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당초 30.2%에서 21.6%로 하향 조정하면서 전력도매가격 상하 고정,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축소 등 태양광 발전을 손보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한 유인책들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식어갔고, 수주 감소로 이어졌다.
 
철근 가공 유통사업도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실적이 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다스코의 철근 사업 신규 수주액(365억원)에서 98.6%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 실적(329억원)에 비해도 98.5% 감소한 실적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건설 경기 침체로 파악된다.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건설 업계에도 퍼지며 중견·중소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이들에게 철근을 공급하는 다스코의 수주도 함께 부진에 빠졌다. 다스코는 2020년 철근 유통 사업에 진출해 건설 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3년만에 사업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다스코의 신사업 수주 절벽은 하반기 이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받아놓은 신사업 수주 물량이 남아 있기 때문에 수주잔량을 납품한 이후부터가 문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태양광 사업 수주잔량은 355억원, 철근유통의 잔량은 68억원이다. 지난해 다스코의 태양광 사업 매출(399억원)과 철근유통 사업 매출(300억원)을 감안하면 태양광 사업은 1년 안에, 철근유통 사업은 올해 안으로 수주잔고가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다각화 전략에 차질…기존 사업도 전망 '우울'
 
다스코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했지만, 신사업이 악재를 맞으면서 하반기 이후 기존 사업인 건축자재와 도로 구조물·방음벽 사업 중심으로 매출 구조가 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다스코의 태양광 매출 비중은 12.3%, 철근유통 사업은 30.7%를 차지했지만, 수주잔고 비중은 15.6%에 불과하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건축자재 수주잔량은 1238억원, 도로 구조물·방음벽 사업 수주잔량은 1042억원이 남아 있어 전체 수주잔고 비중은 각각 45.8%, 38.5%를 차지했다.
 
 
 
신사업의 수주 감소로 향후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축자재,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 기존 사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사업이 신사업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려워보인다. 올해 하반기 건설 경기 침체 지속과 내년도 정부 도로건설 예산안이 줄며 수주 기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하반기 건설 경기가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 건설 투자액은 25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투자액(257조7천억원)보다 0.7% 증가했지만, 현재 남아 있는 하반기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0.2% 줄어들 것으로 보여 철근 유통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 아울러 다스코의 철근 사업 매출이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소형 건설업체에서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철근 유통 사업의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 삭감도 도로 구조물 수주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스코의 SOC 사업 매출은 도로 건설 예산안과 방향을 같이 한다. 정부의 도로 확충 예산이 5조8천억원이었던 지난해 다스코 SOC 신규 수주는 1147억원이었지만, 5조원으로 삭감된 지난해에는 신규수주가 679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내년도 도로 건설 예산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도로 건설 예산(5조원)에서 2% 늘어나는데 그쳤다. 도로 건설 예산이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다스코의 도로 구조물 사업도 수주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총 차입금이 지난해 말 대비 늘면서 재무상태도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다스코의 총 차입금은 854억원으로 지난해 말(766억원)에서 88억원(11.5%) 늘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운영자금 명목의 회사채 발행이 총 차입금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다스코의 총 차입금 의존도는 56%로 지난해(53.5%)보다 2.5%포인트 늘었다.
 
<IB토마토>는 신사업 수주 절벽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물으러 다스코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