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등급맵)③열위한 BBB급…불안정한 영업·조달
높은 브릿지론 비중에 거액여신…부동산금융 더 취약
공모사채 발행 여력 부족…조달서 단기차입 비중 높아
공개 2023-09-13 06:00:00
캐피탈 산업은 시중금리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주요 영업환경 회복에 장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조정도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러한 양상은 신용등급 구간별로 차이점을 나타낸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등급별 기준으로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낮은 캐피탈사는 영업자산에서 A급보다 부동산금융 위험성이 더 크다. 기본적인 조달구조도 열위한 상태인데, 공모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사모 조달이 주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구조적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부동산금융 의존도 더 높은 BBB급…거액여신에 건전성·수익성 부담
 
8일 여신금융 및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급 캐피탈사는 A급과 같이 부동산금융이 영업자산 중심인데 의존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 이 그룹에 속하는 주요 캐피탈사로 오케이캐피탈(BBB+)과 한국자산캐피탈(BBB+), DB캐피탈(BBB) 등이 있다.
 
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금융 자산에서 발생한 건전성 저하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다. 지난 1분기 당시 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금융 관련 자산이 약 2조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1.4조원이 브릿지여신 잔액이었다. 브릿지여신이 자기자본 대비 151% 수준으로 높았을 뿐만 아니라 만기 도래로 인한 회수가 제한되면서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부동산 시장 (사진=연합뉴스)
 
오케이캐피탈은 1분기 순이익이 –239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고 연체율(1개월 이상)도 7.5%까지 치솟으면서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내려갔다. 등급이 다시 상향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취급했던 브릿지여신 회수로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이고, 적자 전환으로 부진한 수익성과 저하된 건전성을 다시 회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순이익 적자 규모는 1101억원으로 커졌고 연체율도 9.1%까지 상승했다. 부동산금융 건당 취급 규모가 150억원 수준으로 신용집중 위험이 높고, 변제 순위도 중·후순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만큼 오히려 건전성 지표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따른다.
 
DB캐피탈 역시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올 상반기 기준 부동산금융 대출이 2332억원으로 영업자산의 52%를 나타낸다. 본PF 대출이 579억원인 반면 브릿지여신이 175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9%에 달해 부실 위험이 여전하다.
 
DB캐피탈은 연체율이 3.7%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1%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과 ROA는 각각 1.1%, 2.5%였다.
 
한국자산캐피탈은 한국자산신탁이 보유(지분율 100%)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금융 관련 자산이 영업자산 대다수를 차지한다.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으로 지난 1분기까지 연체자산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다만 건당 평균 취급액이 115억원으로 높아 안정성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 회사채 발행 여력 부족해…높은 단기차입 의존도
 
BBB급 캐피탈사는 자금조달 측면에서 회사채 비중이 다른 그룹보다 낮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차입금 조달구조에서 회사채 비중이 △AA급 78% △A급 61% △BBB급 34% 등으로 집계된다. 반면 장기차입금 비중은 △AA급 13% △A급 23% △BBB급 45%로 나타난다.
 
장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이유는 자금조달을 주로 사모 방식으로 했기 때문이다. BBB급은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에서 차입한다는 설명이다.
 
 
유동성 측면에서 단기차입(차입부채 대비 유동성차입부채)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조달구조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BBB급 캐피탈사의 단기차입 비중은 지난 1분기 기준 오케이캐피탈이 64.8%, 한국자산캐피탈이 75.2%, DB캐피탈이 76.6%로 확인된다.
 
단기차입 양상은 앞서 2020년에서 2021년 금리가 낮아 차입이나 발행이 용이했던 시기에 조달한 건들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유동성 재분류가 된 영향이다. BBB급은 장기로 조달하면 이자 부담이 높은 만큼 대개 단기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BBB급 캐피탈사는 상위 그룹 대비 조달 여건 만큼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도 더 크게 작용한다.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조달비용률이 1분기 기준 4.9%로 지난해 말보다 1.1%p 상승했다. DB캐피탈도 같은 기간 3.6%에서 4.3%로 올랐다. 한국자산캐피탈은 4.4%에서 형성됐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BBB급은 금융기관 차입급 비중이 더 높으며, 상위사 대비 열위한 자금조달 구조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금리 인상이나 영업자산 부실 확산 우려 등을 사유로 AA급 캐피탈사 대비 자금조달 구조가 더욱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황양택 안녕하세요. IB토마토 황양택 기자입니다. 통찰력 있는 기사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