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이브(352820)가 방탄소년단(BTS)뿐만 아니라 멀티 레이블 전략으로 외형 성장이 두드러지는 반면 이익률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판관비 증가 때문인데 경쟁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하이브는 올 하반기 세계 3대 메이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함께 글로벌 걸그룹을 만들고, 올해만 신인 그룹을 3개 이상 데뷔시키며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확장 성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드림아카데미 그룹포토 (사진=하이브)
포트폴리오 다양화…글로벌 걸그룹 등 3개 신인그룹 데뷔
8일 하이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 를 통해 글로벌 걸그룹을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 국가, 미국, 유럽, 남미 등 전세계에서 뽑힌 20명의 소녀들이 12주 동안 경합을 벌여 11월18일 최종 데뷔조가 확정될 전망이다.
지난 5월에는 아티스트 지코(ZICO) 소속사인 KOZ엔터테인먼트에서 신인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가 데뷔했다. 빌리프랩에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R U Next?(알유넥스트)'를 통해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을 결성했다. 아일릿은 연내로 정식으로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여러 개의 사업(레이블)이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멀티 레이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와 더불어 세븐틴이 있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르세라핌의 소속사 쏘스뮤직,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등이 있다. 지난달에는 엔하이픈의 소속사 빌리프랩의 지분 전량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2022년 매출 비중은 60~65%, 나머지 아티스트가 35~40%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BTS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높았지만 올해부터 그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올 상반기 매출 1조원...세븐틴·투바투 등 앨범 판매 호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972억원 대비 29.4%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133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254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하이브의 매출은 줄곧 성장세다.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면서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넓힌 덕분에 앨범 및 공연 수익이 증가하며 매출도 성장했다. 특히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앨범 판매량이었다. BTS 외에도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등 타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반영됐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2018년 515만장에서 시작한 하이브의 앨범판매량 합계는 2019년 680만장, 2020년 1280만장, 2021년 1523만장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 연간 매출도 2018년 3014억원, 2019년 5872억원, 2020년 7963억원, 2021년 1조2559억원, 2022년 1조7762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의 앨범판매량은 2270만장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1969만장을 넘어섰다. 특히 세븐틴의 경우 올 상반기 앨범판매량이 887만장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354만장, 뉴진스 207만장, 르세라핌 187만장, 엔하이픈 175만장, BTS 지민 161만장, Agust D(BTS 슈가) 134만장을 기록했다. 올해 발매된 앨범 판매량만 놓고 보면 BTS 대비 타 아티스트의 매출 기여도가 더 높아진 것이다.
연간 영업이익률 하향세…인건비 늘어나
매출에 비해 연도별 영업이익률은 하향 추세다. 2020년 18.2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5.15%, 2022년 13.34%, 올해 상반기 12.97%로 떨어졌다. 다른 엔터테인먼트사와 비교해 봤을 때도 영업이익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JYP(
JYP Ent.(035900))는 올 상반기 매출액은 하이브의 4분의 1(2698억원)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877억원을 기록해 이익률은 32.52%에 달한다.
특히 하이브는 올 2분기 영업이익 8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7.9% 대비 감소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에 약 50억원, 위버스콘 페스티벌에 10억~20억원가량이 일회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급여는 13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44억원 대비 57.9% 늘었다. 외주 작업을 포함한 외주가공비 등은 지난해 상반기 6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330억원으로 121.7% 증가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모든 실무를 내부에서 처리할 수 없다보니 일부는 외주 협업 파트너와 일했는데 올해는 이런 것들을 적절히 조율해 이익률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건비가 증가한 이유로)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신규 입사한 구성원은 1000여명이 넘는다. 여기에는 하이브 법인은 물론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 솔루션, 자회사 등도 모두 포함돼 있다”라며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사업 확장 및 강화에 따른 투자로 인해 일부 수익성이 악화돼 보일 순 있겠으나 올해부터는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