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등급맵)①안정적 AA급…낮은 조달금리·사업성 우위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조달 여건 유리한 이점
회사채 중심의 안정적 구조…낮은 조달비용률 방어
공개 2023-09-11 06:00:00
캐피탈 산업은 시중금리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주요 영업환경 회복에 장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조정도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러한 양상은 신용등급 구간별로 차이점을 나타낸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등급별 기준으로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사 영업 환경이 금리 상승 여파에 비우호적으로 돌아섰지만, 신용등급이 우수한 곳들은 안정적인 사업과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가운데 조달구조에서 유리한 이점이 사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자산 성장세 둔화와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나 다른 신용등급 대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다변화된 영업자산 포트폴리오…개인대출·투자금융 부각
 
6일 여신금융 및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 캐피탈사는 은행계 금융그룹이나 대형 산업계열 자회사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 KB캐피탈부터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IBK캐피탈, 롯데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산은캐피탈, BNK캐피탈 등이 해당 그룹에 속한다.
 
AA급 캐피탈사는 하위 신용등급 대비 운용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사업 안정성이나 이익창출력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이 그룹의 영업자산 구성과 비중 평균은 지난해 기준 △자동차금융 27.5% △소비자금융 16.5% △기업금융 42.1% △투자금융 13.6% △기타 0.3% 등이다. 기업금융 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은 13.7% 정도다.
 
은행과 증권사 등 계열사 영업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기업금융 부문이 영업기반 확보와 자산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신한캐피탈이나 IBK캐피탈, 산은캐피탈 등 본래 기업금융이 주력이었던 곳 외에 자동차금융 중심의 캐피탈사 역시 기업금융 자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금융 (사진=연합뉴스)
  
자동차금융 시장은 캐피탈사뿐만 아니라 카드사 등 여신금융 업계 전반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자금융 역시 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자산 성장이 정체됐다. 반면 기업금융 내 부동산 PF대출과 투자금융의 경우 자산 규모와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지난해까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부동산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금융 자산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데, 저하된 수익성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개인대출(개인사업자 대출 포함) 부문 취급이 늘었다. 롯데캐피탈이나 IBK캐피탈,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을 제외한 대다수 캐피탈사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금융 역시 기업금융에 주력하던 캐피탈사들이 주로 취급하던 영역이었으나 소비자금융 중심의 캐피탈사도 이를 따라 자산 규모를 늘려갔다. 다만 투자금융 부문은 기본적으로 이자부 자산과는 달리 회수 규모나 시기 등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업체에 따라 취급 규모나 업종 분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위험을 완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회사채 중심의 안정적 조달구조…낮은 조달비용률 고무적
 
여신금융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달금리 상승 영향이 본격화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자금경색으로 인해 발행 규모가 대폭 축소됐으며 시장 전반적으로 유동성 부족이 발생했다. AA급 캐피탈사의 경우 올해 들어 일정 수준을 회복했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온다.
 
AA급 그룹의 조달구조는 대다수 회사채와 장기차입으로 이뤄져 다른 그룹 대비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차입금 조달에서 회사채 비중은 약 78%로 신용등급 A급(61%)이나 BBB급(34%)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만기구조도 길게 형성됐으며, 1년 이내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도 평균 118% 수준으로 나타난다.
 
주요 AA급 캐피탈사의 조달비용률은 올해 2분기 기준 △KB캐피탈 3.1% △하나캐피탈 3.4% △롯데캐피탈 3.2% △미래에셋캐피탈 3.1% △산은캐피탈 2.9% 등으로 확인된다. 대손부담률은 △KB캐피탈 1.6% △하나캐피탈 1.1% △롯데캐피탈 1.8% 등이다. 신용등급별 평균 조달비용률은 올 1분기 기준 AA급이 3.0~3.5% 구간에서 형성된 반면 A급 이하는 3.50~4.00%로 나타난다. AA등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9%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는 안정적인 자금조달 구조가 영업 포트폴리오 유지·성장에 필수적이다. AA급 캐피탈사는 낮은 조달금리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사업 운용과 선택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신규 발행금리가 높아졌지만 기존 차입부채 조달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태기 때문에 영업자산 조정에 대한 대응 여력도 있는 편이다.
 
높은 신용등급에 따라 채권 발행이 용이한 만큼 기본적으로 고레버리지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기준 조정레버리지배율은 AA급이 7.4배 정도인 반면 A급 이하는 5.8배 수준에서 형성됐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자산 규모를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다만 올해 1분기 이후로는 자산 성장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AA급 캐피탈사는 비우호적인 조달환경 속에서 성장 속도 조절을 통해 높아진 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면서 "결국 어떤 운용전략을 세우고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느냐가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신용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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