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종합식품기업 꿈꾸는데…더미식은 2년째 '걸음마'
더미식 론칭 후 매출 2배 늘었지만 점유율은 한 자릿수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원인…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공개 2023-09-11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하림(136480)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한 지 만 2년에 접어들고 있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 내에 선두 업체가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인 만큼 향후에도 하림의 고군분투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출은 성장하는데 점유율은 1% 미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90억원) 대비 51.4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도 3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했던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전체 매출액 역시 2021년 217억원, 2022년 461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더미식 시리즈는 하림이 출시한 식품 브랜드로, 2021년 10월 15일 ‘더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하림은 더 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시장 진출에 앞서 2020년 말 전북 익산에 5200억원을 투자해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라면 생산을 위한 면류 설비 공장을 3만8000㎡ 규모로 마련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미식 브랜드의 성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1분기 기준 더미식백미 등 쌀가공 상품을 비롯 조미식품 등 가정간편식(HMR) 매출은 늘어난 반면, 장인라면 등 면제품의 매출액은 지난해 39억원에서 올해 35억원으로 10.26% 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더미식 장인라면 론칭 이후 신제품 효과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한 이후 다시 기존 브랜드로 수요가 옮겨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면의 경우 기존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데다 이미 농심(004370)·오뚜기(007310)·삼양식품(003230) 빅3 업체가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점유율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라면업계 점유율은 농심이 약 56%, 오뚜기 25%, 삼양식품은 10%, 하림이 1%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하림의 시장 점유율이 1%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면업계 점유율 0.8~0.9%를 차지하고 있는 풀무원(017810)의 2분기 면 제품 매출이 1706억원에 이르는 반면 하림산업의 면 제품 매출은 5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풀무원 매출이 하림보다 3배 이상 높은 매출고를 올리고 있는 만큼 점유율이 1%대 미만일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라면같은 경우는 기존에 먹던 제품으로 돌아가는 회귀성이 강한데 하림의 경우 론칭 당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점유율 확보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게다가 라면시장에서 농심·오뚜기·삼양식품 3사가 과점을 차지하고 있어서 향후에도 즉각적인 점유율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대…수익성은 '글쎄' 
 
후발 주자로 출시된 ‘더미식밥’ 역시 경쟁사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 등을 이유로 점유율 5%대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외에도 하림은 닭가슴살 통조림 햄 '챔'을 더한 '챔라면'을 출시하는가 하면 냉동식품 등 가정대용식(HMR)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림지주는 올해 2월과 7월 하림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총 6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해당 자금은 모두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노력에도 하림산업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매출원가가 매출액의 2배를 넘어서는 데다가 판매비와관리비도 꾸준히 증가하면서다. 하림산업의 매출원가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203억원, 2021년 596억원 , 2022년 980억원으로 최근 3년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판관비 역시 2020년 134억원에서 2021년 209억원, 2022년 349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더미식 브랜드의 평균 판매가격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kg당 평균판가가 7033원에 이르렀던 면 제품은 올해 상반기 6554원으로 감소했다. 쌀가공식품 역시 같은기간 7274원에서 3528원으로 가격이 인하됐다. 하림 측은 주문자위탁생산(OEM)과 제품군 확대 등을 이유로 평균 판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재고자산도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111억원으로 직전연도(98억원)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재료·부재료·포장재료는 지난해 53억원에서 3.32% 증가한 55억원을, 제품·반제품·상품은 45억원에서 53억원으로 18.93%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289억원 수준이던 손실 규모는 지난해 42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다만 2021년(572억원) 대비로는 26.57% 줄었다.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더미식은 론칭된 지 만 2년이 안 된 브랜드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 봤을 때는 재구매율이 높은 상황으로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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