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유가증권 수익 '쏠쏠'
매도가능증권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
자본적정성 챙겼지만 건전성 하락
공개 2023-09-08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BI저축은행이 매도가능증권으로 쏠쏠한 실적을 거뒀다. 유가증권 포트폴리오에서 단기매매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매도가능증권에 내어주면서 장기투자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2분기에는 이익잉여금이 증가하면서 자기자본비율도 증가해 적정성을 챙기는 한편, 고정이하여신은 지난 1분기 대비 상승하면서 건전성은 악화됐다.
 
SBI저축은행 인천지점. (사진=SBI저축은행)
 
매도가능증권서 수익증가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이 매도가능증권을 지난해 동기 대비 늘리면서 관련 실적을 키우고 있다. 2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유가증권은 7963억원으로, 지난 1분기 7912억원 대비 51억원 증가했다. 특히 매도가능증권의 규모가 커지면서 단기매매증권이 줄어든 빈 자리를 채웠다. 지난 1분기 기준 단기매매증권은 685억원에서 2분기 651억원으로 3개월간 34억원 줄었으나 매도가능증권은 7228억원에서 2분기 7312억원으로 84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매도가능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늘어났다.
 
 
 
유가증권에 대한 분기손익도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은 20억8775억원으로 단기매매증권처분이익은 1억4459만원, 단기매매증권평가이익 17억2713만원,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은 2억1603만원으로 나타났다. 단기매매증권 처분이익은 해당 증권을 처분하면서 생긴 이익이며, 평가이익은 보유하고 있던 단기매매증권의 기말 가치가 매입가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에는 단기매매증권을 처분해 1억4459만원의 이익을 벌어들였다. 이어 2분기에는 2억4629만원을 처분이익으로 얻었다. 반면 단기매매증권 평가이익은 전분기 대비 12억1109만원 감소한 5억1604만원이다.
 
유가증권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처분이익뿐만 아니라 이자와 배당금수익도 있다. 2분기 기준 단기매매 주식에 대한 배당금 수익은 2억1495만원, 매도가능증권 배당금 수익은 83억8432만원으로 매도가능증권의 배당금수익이 단기매매주식 배당금 수익보다 약 39배 많았다. 이자수익에서도 단기매매증권이자 대비 매도가능증권이자의 규모가 컸다. 2분기 SBI저축은행의 단기매매증권이자는 7250만원인 것에 반해 매도가능증권 이자는 6억2590만원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단기매매증권 중 주식에서는 제이오, 나노팀, 마녀공장, 알멕 등에 투자했으며, 각각 1106만원, 807만원 등 상반기 3143만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지준유가증권의 경우 398만원, 회사채와 수익증권은 각각 2170만원과 20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반면 매도가능증권의 누적평가이익은 356억9747만원을 기록해 전기말 210억9413만원 대비 146억334만원 증가한 수익을 올렸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단기매매증권과 매도가능증권은 회계상 구분으로, 저축은행 특성상 유가증권 투자에 대한 제약이 있다 보니 해당 부분에 전략적으로 접근하지는 않고 있다"라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본적정성 챙겼지만 건전성 아쉬워
 
유가증권 등의 이자이익과 분기손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본적정성도 개선됐다. 2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은 13.79%로 지난 1분기 BIS자기자본비율인 13.39% 보다 0.31%p 올랐다. SBI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이 개선된 주요 이유는 증가한 자기자본과 감소한 위험가중자산에 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이나 위험가중자산의 증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의 2분기 위험가중자산은 13조4595억원으로, 지난 1분기의 13조8564억원에 비해 3969억원 줄어들었으며, SBI저축은행의 2분기 자기자본은 1조8565억원으로, 지난 1분기 1조8548억원 대비 17억 증가했다. 자기자본 중 특히 이익잉여금이 2분기 6436억원으로, 지난 1분기 6358억원에 비해 78억원 증가해 BIS자기자본비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 1분기 SBI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8%에서 2분기 4.7%로 급등했다. 3개월 만에 0.9%p 오른 것으로, 저축은행업계의 2분기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6%로 지난 1분기보다 0.5%%p 상승한 업권 전체의 악화 속도보다 가파른 흐름을 보였다. 총여신 13조4418억원 중 4180억원이 부실여신으로 분류됐으며, 고정이하여신은 6299억원 규모로, 지난 분기 대비 각각 15%, 20% 증가했다. 연체율도 올랐다. 지난 1분기 연체대출비율은 3.4%에서 2분기 4.1%로 올랐다. 부동산 업종 대출 연체규모도 커졌다. 부동산업종 대출에 대한 연체규모는 339억원으로 지난 1분기 277억원보다 62억원 증가했다. 특히 건설업체 한 곳에서 거액부실여신 14억원이 발생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의 경우 업권 전체에 부실채권 매각 이슈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될 문제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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