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인건비 더 쓰고 매출 크게 늘렸다
지난해 인건비 664억원으로 25.8% 증가…올해도 12.0% 늘어
자율주행 관련 IT 개발 인력 확보 집중…인건비 부담 확대 불가피
투자 대비 효과는 확실…SW 수익성 증대로 영업이익 83.4% 증가
공개 2023-09-07 06:00:00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현대오토에버(307950)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SW)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오토에버의 인건비는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삼성에스디에스(018260), LG CNS와 같은 주요 그룹의 시스템구축(SI) 계열사의 평균 인건비 증가율 6.0%의 두 배 가량 올랐다. 차량용 SW부문 인력은 1377명으로 3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IT기업과 인력 경쟁…인건비 부담 확대, 수익성 제약 요인
 
현대오토에버의 사업은 IT서비스와 차량용 SW 부문으로 나뉜다. SW 부문의 주요 사업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내비게이션 SW 및 정밀지도, 전장 SW 플랫폼 개발 및 판매 등이다. 현대오토에버는 2021년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 융합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한 이후 공격적으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인건비로 664억원을 썼다. 2021년보다 25.8% 증가했는데, 올해에도 인력과 인건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인건비 부담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2027년까지 매출 5조원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포함한 전문인력 확보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안에 최대 시속 80㎞의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을 내놓을 계획이고, 선행 개발 연구가 지속되고 있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차량용 SW 사업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오토에버의 연구개발비, 전문인력 확보는 수익성 창출을 제약하는 요소로 꼽혀 왔다. IT개발 인력 확보 과정에서 NAVER(035420)(네이버), 카카오(035720)와 같은 대형 IT기업들은 물론, 국내 주요 그룹의 계열사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자연스럽게 인건비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현대오토에버 SW 부문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021년 6000만원에서 2022년 9000만원으로 뛰었다. 다만, 네이버(1억3449만원), 카카오(1억3900만원), 삼성SDS(1억3100만원), LG CNS(1억900만원)에 비해서 여전히 적은 탓에 인력을 잡아두거나 추가 확보를 하려면 더 많은 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SW 전문인력 유지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은 기존사업의 추가적인 수익성 제고에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SW 부문 매출총이익 65.4% 증가…매출 비중도 점점 늘어
 
그러나 인건비를 투입하는 만큼 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1년 SW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14.0%였으나 지난해 18.2%로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21.9%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수익성에서도 SW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SW 부문의 매출총이익은 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했다. IT서비스 부문의 증가 폭이 1.0%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SW 부문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83.4%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상각 전 이익(EBITDA)은 1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지난해는 255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현금창출력은 꾸준히 개선 중이다. 현대오토에버가 계획하고 있는 연간 투자비는 약 2200억원으로, EBITDA 성장성을 고려하면 내부자금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토에버는 현재 숨고르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비롯한 주요 기술개발이 완료됐거나 완료 단계에 접어들고, 양산에 따른 연구인력 재배치로 연구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했다. 자본적지출(CAPEX)도 249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내부자금을 이용해 리스부채 등 채무상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679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3% 감소했는데, 총차입금이 1320억원으로 25.4% 감소했다. 순차입금은 -5479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승환 책임연구원은 "회사의 안정적인 잉여현금 창출 능력과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도 무차입경영 기조와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디지털전환(DX)부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까지 모빌리티 SW 솔루션 제공으로 고객사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수익을 창출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