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바이오, 자본잠식50% 피했지만…관리종목 가능성 '여전'
올 상반기 계속사업손실 97억원…3년 중 2회 연속이면 '관리종목'
단기간 상용화 가능한 파이프라인 없어…대규모 광고비 투자 등 사활
공개 2023-09-01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피플바이오(304840)가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어려운 모습이다. 유상증자 금액이 유입되면 당장 '자본잠식률 50%이상' 요건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3년동안 2회 이상'에 해당될 우려가 있어 여전히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피플바이오는 주력 제품인 알츠온(알츠하이머 혈액 검사 키트)의 공급 병원 확대, 광고 선전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400억원 유상증자…자본잠식 숨통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플바이오가 4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한다. 상장일은 11월1일이며, 자금조달 목적은 채무상환(175억원)과 알츠하이머병조기진단 운영자금(191억원), 신규 파이프라인(34억원)을 위해서다. 이에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자본잠식률 50%이상'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피플바이오는 자본총계 45억원, 자본금 6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본잠식률 30.77%로 하반기에 결손금이 악화된다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자본잠식률 50%이상'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이 조항은 기술성장기업(기술 특례상장 기업)도 유예 없이 적용된다. 피플바이오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자본총계(59억원)가 자본금(62억원)보다 낮아지면서 자본잠식이 시작됐다.
 
이 같은 피플바이오의 자본잠식 위험은 2020년 상장한 이래로 계속돼 왔다. 실제 피플바이오의 자본금과 자본총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연결기준 28억원, 88억원), 2021년(59억원, 190억원), 2022년(62억원, 59억원), 올해 2분기(65억원, 45억원)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130억원의 외부자금을 조달한 2021년을 제외하면 상장 이후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던 것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97억원…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존재
 
다만, 유상증자로 '자본잠식률 50%이상' 요건은 해결되지만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이상이 3년 동안 2회 이상일 경우' 요건을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술성장기업의 경우 3년간 유예기간이 존재하지만, 피플바이오의 유예기간이 올해 종료될 예정이다. 특히 당장 실적 개선 동력이 없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피플바이오의 올해 2분기까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97억원으로, 자본총계(45억원)의 50%를 초과한다. 여기에 유상증자로 올해 400억원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당 요건에서 탈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계속사업손실이 하반기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계속사업손실이 상반기의 2배인 200억원에 달할 경우 증자 후 자본총계의 절반에 해당된다.
 
올해 2분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영업손실(85억원) 영향이 가장 컸다. 매출액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20억원)와 비슷한 상황에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피플바이오의 올해 2분기까지 판매비와 관리비는 92억원로, 전년 동기(누적 49억원) 대비 87.76% 늘었다. 이 가운데 광고선전비(26억원)와 경상연구개발비(30억원)가 전년 동기(각각 1억5756만원, 18억원)보다 각각 1570%, 66.67% 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광고선전비 26억원 투자…알츠온 매출 확대 사활
 
이 같은 상황에서 유상증자로 400억원이 유입된다면 자본잠식에서는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플바이오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금 25억원(액면가액 500원, 주식수 508만주)이 늘고 나머지 375억원은 자본잉여금으로 유입된다. 올해 2분기말 기준에서 유입되는 금액을 반영하면 자본금 90억원, 자본총계 420억원이 된다. 이에 자본잠식률 50% 이상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유예기간이 종료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요건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현재 피플바이오는 단기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파이프라인이 없다. 이에 주력 제품인 알츠온(알츠하이머 혈액 검사 키트)의 매출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피플바이오가 보유한 MDS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인 파킨슨병치료제(MDS-a Synuclein)와 당뇨병치료제(MDS-Amylin)는 단기간 상용화가 어렵다. 두 적응증 모두 현재 개발 단계에 있어 2024년 임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유일한 상용화 제품인 알츠온의 제품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4억7885만원), 2021년(1억2824만원), 2022년(28억원), 올해 2분기까지(20억원)이다. 큰 성과는 아니지만 조금씩 매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피플바이오가 올해 상반기 알츠온에 대한 대규모 광고선전비(26억원)를 투자하면서 하반기부터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되는 모습이다.
 
또한, 피플바이오는 기존 종합병원 위주의 영업뿐 아니라 1차 의원 및 클리닉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 400개 이상의 병원 및 지차제 보건소 등에 알츠온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송파구 시범사업 선정을 필두로 추가 계약 등 매출 확대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이에 피플바이오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송파구 시범사업 선정이 됐고, 지자체나 보건소 등과 태핑(Tapping)을 시도하면서 시장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라며 "광고를 통해 인지도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즉각적인 실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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