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위험가중자산 줄어도…자본적정성 하락
자기자본비율 5대 저축은행 최하위
건전성에 수익성까지 하락세 지속
공개 2023-08-31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페퍼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5대 저축은행 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자본적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서둘러 적정성 사수에 나섰으나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건전성과 수익성도 하락하는 추세로, 비슷한 규모의 저축은행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지만 위태로운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 내부.(사진=페퍼저축은행)
 
BIS자기자본 비율 5대 저축은행 중 최하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5대 저축은행 중 꼴찌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0.8%로, 지난해 말 BIS비율인 11.1%보다 0.3%p 낮아졌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분기 5대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SBI저축은행이 13.4%, OK저축은행이 12.1%, 웰컴저축은행이 13%, 한국투자저축은행이 16.1%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들 중 수치가 가장 높은 한국투자저축은행과는 5.3%p 차이다.
 
 
 
지난해 말까지의 페퍼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은 위험가중자산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 됐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이기 때문에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페퍼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이 떨어졌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은 증자의 효과를 봐 13%까지 올랐으나 2021년 10.7%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11.1%로 자기자본비율을 올려 자본적정성이 개선되는 듯 보였으나,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본적정성을 하락하게 한 원인인 위험가중자산의 확대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자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 2020년 페페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직전연도의 3조3170억원에서 4조3189억원으로 30.2% 증가했으며, 2021년 말에는 6조187억원을 기록해 빠른 외형 성장 속도를 보였다. 위험가중자산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2018년 1조8130억원 수준이던 페퍼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 2021년 4조7310억원, 2022년 5조1556억원까지 치솟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산 증가세를 둔화시키며 리스크 관리와 적정성 관리에 나섰다.
 
페퍼저축은행은 꾸준히 증가시키던 총자산을 지난해 말 6조2554억원에서 3개월 만에 6조347억원으로 2207억원 감소시켰다. 위험가중자산의 규모도 올해 1분기 5조725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자기자본비율은 재차 하락했다. 자기자본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5월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자기자본비율도 소폭 상승해 급한 불을 끌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은 유동성도 5대 저축은행 중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52.3%다. 지난해 동기 199.87%에서 47.4% 낮아진 수치다. 저축은행 감독규정 기준인 100%는 너끈히 넘겨 규정상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타 저축은행 대비 낮은 수준이다. 5대 저축은행 중 유동성이 가장 높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1분기 유동성비율은 339.5%로, 페퍼저축은행과는 187.2%p 차이를 보였다.
 
건전성 수익성도 악화
 
페퍼저축은행은 공격적으로 총자산 덩치를 불리면서 여신 규모도 키웠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앞자리를 갈아치워 2019년 2조8295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4025억원으로 증가시켰다. 다만 올해는 총자산 감소와 함께 총여신도 5조323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여신 총액을 줄이면서 건전성 관리에 나섰으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랐다. 1분기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6%로, 지난해 말 4.7%와는 1.9%p 차이, 지난해 동기보다는 3.8%p 증가했다.
 
1분기 고정이하분류 여신은 35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518억원보다 2003억원 증가했으며, 부실여신도 1176억원에서 2709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1분기에는 지난해 말보다 거액 부실여신이 3건 증가했다. 개인대출 두건과 법인 한 건으로, 개인대출은 각각 1050억원과 1270억원 규모이며 나머지 한 건은 1615억원으로, 총 3935억원 증가했다. 수익성도 떨어졌다. 지난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로 지난해 동기 1.4% 대비 1.2%p 떨어졌으며 지난해 말 대비 0.6%p 떨어졌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BIS자기자본비율의 경우 1분기 위험가중자산이 줄었으나, 이익잉여금도 줄어든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라면서 2분기 증자를 마친 만큼 BIS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 관리의 경우 100% 이상이면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경영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