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수익성 악화에 잉여현금 2년째 적자…경영 '빨간불'
매출 늘어도 이익률 꾸준히 하락…비용 절감 최대 '숙제'
CAPEX 확대에 FCF 2년 연속 적자…전장 사업 투자 지속
2023년까지 50조원 투자 계획…현금 유동성 확보 필요
공개 2023-08-10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전자(066570)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원가율 하락과 비용 효율화가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특히 LG전자가 2030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금창출력까지 주춤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전장(VS)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7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비전과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출 못 따라가는 영업이익…전장(VS)으로 턴어라운드 할까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9조9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0% 증가한 수치로 2분기 역대 최고 매출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74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922억원) 대비 6.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40조4143억원으로 2022년 상반기(40조4330억원) 대비 0.04%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239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2조7351억원) 대비 18.13%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6.76%에서 5.54%로 1.22%포인트 줄었다. 더욱이 영업이익률은 2020년 6.72%, 2021년 5.49%, 2022년 4.25%로 해마다 낮아져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올 2분기 기준으로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H&A 부문이 39.9%, TV를 담당하는 HE 부문이 15.7%, VS가 13.3%, BS는 6.7%로 구성됐다. 이 중 자동차 전기 부품을 생산하는 전장(VS) 부문은 2019년 8.8% 대비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특수로 인해 가전 및 TV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2022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원재료비 상승 및 야외 활동 증가 등으로 세트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HE 부문 매출은 2021년 17.2조원에서 2022년 15.7조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높은 매출원가율도 과제로 떠올랐다. 매출 원가율은 2020년 73.16%, 2021년 74.43%, 2022년 75.76%로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72.90%에서 올해 상반기 75.12% 높아졌다. 이 때문에 원가율 하락 등 비용 효율화가 가장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2022년부터 TV와 전장 사업의 영업 추이는 달라졌다. HE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VS 부문은 2022년 2분기 흑자로 전환한 후 현재까지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 중이다. 이에 LG전자는 올 하반기 가전 및 TV 외에도 전장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전장 사업은 LG전자가 가장 공들여서 투자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LG전자에 따르면 연내 전장(VS)사업본부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멕시코 신규 생산지를 설립 중이며 기존 운영 중인 베트남, 폴란드로 확장 투자도 진행될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 설립한 ‘LG마그나’는 기존 한국, 중국 외에도 북미 권역 대응을 위해 멕시코 공장이 곧 가동될 예정이다. LG마그나 멕시코 신규 공장은 오는 9월부터 모터 제품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며 유럽 권역 대응을 위한 신규 공장도 설립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내달 5~10일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3대 모토쇼 ‘IAA 모빌리티’에 처음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전장(VS) 매출은 매년 15~20%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도약 위해 50조원 투자…'유동성 리스크' 주의 필요
 
최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030년 매출액 1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에 25조원 이상, 설비에 17조원 이상, 전략에 7조원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B2B 매출액은 40조원까지, 전장 부문 매출은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가전 및 TV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 플랫폼과 서비스를 기반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전장(VS)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확대하면서 CAPEX 규모도 늘리고 있다. CAPEX는2022년 4조1682억원에서 올해 5조3339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올해 전장 사업에 투자할 금액은 2998억원으로 H&A 부문(9793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LG전자의 현금창출력은 약해졌다. NICE신용평가 기준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 -2576억원, 2022 -1901억원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21년 2.7조원, 2022년 3.1조원인데 반해 CAPEX 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의 잉여현금흐름이 지속됐다.

 

통상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나빠지면 현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2020년까지만 해도 14501억원에 머무르던 단기차입금은 2021 18956억원, 2022 2287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24864억원에 달한다총차입금은 2021 99316억원에서 지난해 1145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총차입금의존도는 22.0%에서 올해 1분기 23.2%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45.2%에서, 올해 1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146.1%로 소폭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를 넘지 않아야 이상적이며 200%를 넘어가면 부실기업으로 판단할 수 있다.

 

LG전자는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올해 1조원 가까운 규모로 사모채를 발행했다지난 2월 말 공모시장에서 7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5월 말일 13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또다시 발행했다.

 

LG전자는 식구 챙기기에도 나섰다운영 자금 확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지난 3월 1조원 규모 대여금을 냈다. LG디스플레이 소유의 토지 및 건물에 담보를 설정해 6.06%의 이자율로 설정했다.

 

특히 LG전자의 유동비율은 100% 초반을 머무르고 있어 유동성 리스크가 우려된다유동비율은 2021 116%, 2022년 123%, 올해 1분기 128%를 기록했다유동비율은 200% 이상일 경우 '이상적'으로 보며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다만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아직 충분한 편이다. 2021년 6515억원, 2022년 63224억원, 2023년 1분기 68110억원을 기록했다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2021년 26774억원에서 2022년 31078억원으로 증가해 올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된다면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사모채는 자금 부담 때문에 대여한 것은 아니고 매년 운영자금 등 비슷한 용도로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라며 "발행 당시 당사의 재무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에 사모채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