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테라퓨틱스, 임상3상 사수 도전…재무악화 우려 사라질까
자산화된 개발비 662억원에 추가 개발 비용 250억원 예상
유상증자에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 축소
이자보상배율 여전히 마이너스…수익성 개선 시급
에스제이팜 인수로 콜드체인 사업 강화…바이오 사업 위한 수익 창출 기대
공개 2023-08-04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HLB테라퓨틱스(115450)가 안과 질환 치료제 RGN-259의 임상3상에 네 번째 도전에 나서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비교적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향후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한 반면 추가 예상 개발 비용이 250억원에 달해 이번 임상에 실패한다면 무형자산이 손상처리돼 재무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HLB테라퓨틱스는 자회사를 통해 개발하고 있어 대규모 현금 유출 우려는 없으며 최근 에스제이팜 인수로 사업 다각화를 하면서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HLB테라퓨틱스 CI(사진=HLB테라퓨틱스)
 
HLB테라퓨틱스가 주력하고 있는 RGN-259는 안구건조증 및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다. 안구건조증 신약과 신경영양성각막염 신약을 별도로 개발 중이며, 두 신약 모두 임상3상에 든 상태다. 기존 안구건조증 처방약 시장에서 두 신약 모두 승인된 약물이 매우 적다. RGN-259가 상용화된다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 점유를 차지할 계획이다.
 
자산화된 개발비만 662억원…250억원 추가 예상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의 올해 1분기 말 무형자산은 720억원으로, 전년 동기(632억원)와 비교해 1년 만에 13.9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LB테라퓨틱스가 지난해 10월 RGN-259의 임상3상에 재도전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한 결과다.
 
통상 임상3상에 있는 연구는 비용을 자산화해 무형자산으로 계상한다. 올해 1분기 말 무형자산으로 누적된 개발비는 662억원으로, 무형자산 중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1.94%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RGN-259로 659억원, 주사기로 2억8357만원이다. 당분기 기준 무형자산의 손상차손으로 반영된 금액은 12억원 수준이지만 네 번째 임상3상에 실패할 경우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통상 임상에 실패할 경우 무형자산화됐던 개발비가 손상차손 처리되면서 당기손익으로 반영돼 재무부담이 커진다. HLB테라퓨틱스는 자회사를 통해 개발을 했기 때문에 계약부채 등으로 인한 대규모 현금 유출 우려는 없다. 다만, 남은 임상3상과 장기안정성테스트를 전부 진행한다면 250억원의 추가 개발비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무형자산화된 개발비는 912억원이 되고, 임상에 실패할 경우 당기손익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자회사 ReGenTree를 통째로 매각하는 방식의 기술수출을 계획 중이기 때문에 현금 유출은 없을 것"이라며 "임상에 실패해 개발비의 전액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자본잠식 염려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상증자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감소…이자보상배율 여전히 마이너스대
 
HLB테라퓨틱스는 실적부진과 투자 증가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살펴보면 전년말(연결기준) 618억원(현금 및 현금성자산 458억원, 단기금융상품 160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510억원(현금 및 현금성자산 309억원, 단기금융상품 201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21.18% 감소했다. HLB테라퓨틱스가 올해 1분기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13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현금곳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HLB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 등에 소요될 자금을 위해 두차례에 거쳐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2021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400억원, 전환사채 550억원을 발행했고, 올해 1월 13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현재 신경영양성각막염 임상3상에 소요되는 비용과 장기안정성테스트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HLB테라퓨틱스의 당기순손실은 1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50억원의 추가 개발 비용이 예상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위험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분기 유상증자로 재무상태가 호전됐지만 향후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LB테라퓨틱스의 이자보상배율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대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다가왔다. 2021년부터 살펴보면 영업손실 111억원, 이자보상배율 -9.5배이며, 2022년(78억원, -1.48배), 올해 1분기 (15억원, -1.25배)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 기간이 3년 연속 이어지면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RGN-259의 네 번째 임상3상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RGN-259 제품은 고가의 희귀성 의약품으로, 상용화가 될 경우 큰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신경영양성각막염 신약의 경우 임상의 성공 가능성이 판단되고 장기 안정성 테스트를 1년 단축한다면 2026년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로 바이오 사업 이끈다…에스제이팜 인수로 콜드체인 사업 강화
 
HLB테라퓨틱스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전자사업, 의료기기사업, 콜드체인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당분간 바이오 사업을 위한 수입 창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HLB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백신사업 및 전자사업 기업과 합병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3년 전자사업인 코아인더스, 2018년 백신 기업인 와이에스팜와의 합병으로 바이오 산업에 사용하기 위한 수입 창출원을 만든 것이다.
 
실제 HLB테라퓨틱스의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바이오 사업 매출은 1억4347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0.33%에 그쳤다. 반면, 백신유통사업으로 320억원(73.35%), 전자사업으로 114억원(26.23%)의 매출을 창출했다. 
 
여기에 최근 HLB테라퓨틱스는 콜드체인 전문기업 에스제이팜을 인수하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HLB테라퓨틱스는 코로나 백신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에스제이팜을 인수하면서 콜드체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생물학적 제제 판매관리 규정 강화로 인한 시장 성장의 기대로 국내 전국권 콜드체인 인프라를 확보할 목적"이라며 "에스제이팜을 추가로 합병하여 수평적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