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조일알미늄에 무이자 300억원 투자…기업 성장 '긍정' 평가?
IMM ICS, 이자 '0%'로 BW 인수…업계서 이례적 평가
사업 및 기업 성장성 인정…투자 조항도 신주 확보 집중
공개 2023-07-28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사모펀드 IMM ICS가 이자를 안 받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조일알미늄(018470)에 300억원을 투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IMM ICS가 2차 전지 양극박 수요의 성장성과 조일알미늄의 기업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한다. IMM ICS는 향후 BW를 행사해 신주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IMM ICS는 사채 이자율을 0%로 약정하는 등 투자를 통한 수익보다는 신주 인수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의 사채의 표면이자는 0%, 별도의 이자지급기일이 없다. 조일알미늄은 해당 투자금을 2차 전지 소재 생산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금 납입일은 오는 8월10일이다.
 
본 BW 투자로 IMM ICS는 조일알미늄 전체 주식 발행수(1억2663만1721주)의 7.36%에 해당하는 1006만7114주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2998원으로 결정됐다. 신주 발행권은 2024년8월10일부터 2029년7월19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조일알미늄 경산 본사 전경(사진=조일알미늄)
 
이자 0% 이례적 '파격' 투자…기업 가치 긍정 평가
 
업계에서는 ‘이자 0%에 이자 지급이 없는 조건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통상 BW 투자로 이자와 신주 인수권을 함께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를 0%로 합의한 것은 IMM ICS 측이 조일알미늄의 기업 가치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사채 이율 0% 조건은 IMM ICS 측에서 먼저 제안한 내용"이라며 "IMM ICS 측은 조일알미늄의 성장 및 2차 전지 소재 시장의 수요 확대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투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IMM ICS와 조일알미늄 사이의 투자 조항은 투자금에 대한 이자보다 향후 발행할 주식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ICC IMS측이 조일알미늄의 주식을 온전한 가치로 보전받을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조일알미늄이 향후 합병, 주식분할 등을 통해 주식 가치에 변동을 가져올 경우, 그 이전에 ICC IMS측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면 변동되는 주식 가치에 상응할 수 있게 행사가액을 조정해 ICC IMS측의 신주 인수권의 가치를 보전한다. 아울러 감자, 주식 병합 등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 상승한 주식 조정 비율만큼 행사가액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반대로 조일알미늄이 ICC IMS와 체결한 신주인수행사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유상증자, 주식배당, 준비금의 자본전입 등으로 신주를 발행할 경우 신주행사가액을 조정한다. 2025년8월10일까지 조일알미늄이 2998원보다 낮은 가격에 사채 전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나설 경우 신주행사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조일알미늄 입장에서는 향후 주식 가치가 오르든 내리든간에 300억원을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ICC IMS는 주식 가치에 따라 조일알미늄의 지분을 더 확보할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계약에는 비교적 타 2차 전지 알루미늄 양극박 테마주에 비해 주식 가격이 저평가된 상황도 반영됐다. 조일알미늄의 EPS(주당 순이익)는 -3.49로 7월24일 기준 조일알미늄 종가 3380원을 대입한 PER(주가수익비율)은 -969.77이다. 최근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삼아알미늄 등 2차 전지 관련주들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조일알미늄 주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게 조일알미늄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일알미늄은 본 투자 자금을 설비 생산 능력 확장에 사용한다. 조일알미늄은 300억원을 2차 전지 양극박 생산 설비 확장(160억원)과 운영 자금(140억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160억원 중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열간압연기 개보수에 110억원, 열처리 소둔로 증설에 40억원, 기타 설비 개선 자금으로 1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설비 개선 작업은 올해 10월부터 시작해 2025년 3월에 마무리된다. 나머지 140억원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알루미늄 잉곳(Ingot) 등 원료 구입 비용으로 지출한다.
 
2차 전지 소재 제조로 변신꾀하는 조일알미늄
 
조일알미늄은 2021년부터 2차 전지 알루미늄 소재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조일알미늄은 창립 이래 자동차, 식품, 전자,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알루미늄 소재를 공급해 왔지만 2021년 이래로 2차 전지 소재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2차 전지 시장이 다른 분야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알미늄이 2차 전지 소재 회사로 변신을 꾀하면서 현금 흐름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기말을 기준으로 조일알미늄은 영업에 따른 현금창출능력이 강화됐다. 동시에 투자에 따른 현금 지출과 유동성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재무 활동에 따른 현금 지출이 늘었다. 돈을 벌어 투자하고 빚을 갚는 상황으로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 들었다고 평가된다.
 
 
잉여현금흐름(FCF)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조일알미늄의 잉여현금흐름은 2021년 356억원 마이너스였지만 지난해 82억원 마이너스로 마이너스 폭을 줄였고, 올해 1분기 잉여현금흐름은 6억원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대형 투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크게 늘며 현금흐름 상황도 개선된 영향이다.
 
조일알미늄의 실적이 올해 1분기 들어 국내 내수 수요 감소로 악화되어 올해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300억원 투자 유치를 통해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차 전지 관련 수요가 적었던 시절, 조일알미늄에게 2010년대 후반은 '고난의 시기'로 통했다. 값싼 중국산 알루미늄 스트립이 국내 시장에 공세를 펼치자, 국산 알루미늄 스트립의 입지가 위축됐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201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고, 조일알미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000억원대 초반에서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됐다. 같은 시기 영업손실도 이어졌다.
 
조일알미늄이 터널을 빠져나온 것은 2020년 들어서부터다. 배터리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알루미늄 양극박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었다. 배터리 붐을 타고 조일알미늄의 매출은 2020년을 기점으로 3년간 크게 성장했다. 조일알미늄의 연간 매출은 2020년 3329억원, 2021년 4669억원, 2022년에는 562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간 68.9%나 커졌다.
 
조일알미늄은 2021년7월부터 2022년12월까지 2차 전지 양극박 소재 공급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열로 증설, 냉간압연기 개선, 양극박 전용 재단기 도입 등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현재 정상 가동중이다. 연이은 투자가 이어지며 조일알미늄 측도 2차 전지 소재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신규 투자금 유치로 열간압연설비 보강이 이뤄지면 2차 전지용 알루미늄 생산 능력과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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