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테일전략)②NH투자, 리테일 전열정비…STO 확장 꿈
리테일 부문, 올해 초 조직개편 완료
리테일 부문 주도 STO비전그룹 출범…신뢰성 확보 최우선으로
공개 2023-07-18 06:00:00
작년 한 해 고금리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한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던 증권업계가 반도체와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증시 활황으로 다시금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실적 회복의 중심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이다. 하지만 회복이 빠른 만큼 리테일 시장에서 증권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각 증권사별 리테일 전략을 살펴보고 증권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증시 활황에 힘입어 리테일부문 실적회복을 이뤄냈다. 이와 함께 리테일부문 조직개편을 완료해 STO시장 진입을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이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리테일 조직이 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Security Token Offering 이하 STO)사업을 이끌도록 하면서 향후 사업 확장 여부가 주목된다.
 
브로커리지의 꾸준한 성장세…수익성 개선은 숙제
 
 
 
오는 2분기 실적 발표에 앞선 NH투자증권의 실적 전망에선 리테일 사업부문에서의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됐다.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오는 2분기 예상 실적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수지는 12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대비로도 26.9% 증가한 수치로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사업은 분기 대비와 연간 지표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운용손익은 기저효과로 인한 감소세가 전망됐다. 2분기 NH투자증권의 예상 운용손익 및 이자수지는 18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분기 국채금리 하락 및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로 운용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다.
 
전반적인 무난한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NH투자증권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숙제다.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IB부문의 업황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한 충당금 발생 등의 부담이 발생했고 투자운용 부문에서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백두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CFD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200억원 내외로 발생했고 CJ CGV 전환사채 관련 평가손실도 발생했다"라며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로 접근 가능한 밸류에이션 수준이나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5%로 낮아 10% 내외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전열 정비 나선 NH투자증권 리테일 조직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수익성 확보는 리테일 사업부가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안정적인 사업성 확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투자중개부문 인프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고객 유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그에 대한 결과로 꾸준한 브로커리지 시장지위 유지와 자산관리부문도 안정적으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의 리테일 사업부는 올해 초 전문성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디지털 채널의 시장 점유율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금융투자업권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NH투자증권은 고객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리테일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리테일사업을 아우르는 총괄부문의 신설이다. 기존 리테일 부문의 경우 △WM사업부 △WM 디지털(Digital)사업부 △프리미어 블루(Premier Blue)본부 등을 통합하고 기존 WM사업부 산하의 WM지원본부를 총괄본부 산하의 리테일지원본부로 확대·변경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고객관리본부와 상품솔루션본부 등을 총괄하도록 구성했다. 총괄본부의 운영을 통해 리테일 부문의 조직력과 시너지 효과가 늘어나고 각 채널별 전문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NH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총괄부문장으로는 심기필 현 경영지원본부장을 임명하고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동시에 단행했다. 총괄부문의 신설을 통해 리테일 채널의 유기성을 더했고 각 채널별 각자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는 주요 고객과 마케팅 전략이 다른 만큼 사업부별 특성을 살려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이번 개편에선 WM사업부 산하의 연금컨설팅본부에 100세시대연구소를 편제 변경했다. 퇴직연금 콘텐츠와 솔루션 기능을 강화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리테일 부문의 조직개편은 최종적으로 2월경 마무리돼 담당조직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조직운영체계 정립 중이다"라며 "향후 자산관리 비즈니스 디지털화와 운용안정성 강화를 위해 기능재편과 함께 운용·신용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넘어 STO로 확장
 
NH투자증권 리테일 부문은 조직개편과 함께 증권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STO시장 준비에도 한창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토큰증권 관련 협의체인 'STO 비전그룹'를 출범시켰다. NH투자증권의 STO비전그룹은 NH농협은행·케이뱅크 등 은행권 금융사가 참여하고 조각투자 사업자로 펀블(부동산), 아이디어허브(디지털 특허)가 참여한다.
 
지난 3월24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토큰증권 협의체 STO비전그룹 출범식에서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 김기범 한국기업평가 대표,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 김세영 서울거래비상장 대표, 김경태 트레져러 대표, 이승행 투게더아트 부대표, 김기영 블록오디세이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STO비전그룹은 출범 후 월 단위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참여사 간 협의와 동의절차를 거쳐 STO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토큰증권 플랫폼의 표준 수립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기업을 추가하게 된다.
 
STO 시장 진출에서 NH투자증권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신뢰성 확보다. 특히 계좌관리 기관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될 금융기관의 추가 참여로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에 기반이 되는 분산원장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중락 NH투자증권 WM디지털사업부 대표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투명성 보장을 통한 고객 보호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현재 관련 제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안정성과 거래 표준 모델 구축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의 STO비전그룹은 이런 목표 아래 STO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각 분야의 전문 기업들이 참여해 신뢰성을 높였다"라며 "아직 섣부르게 시장을 전망할 수 없지만 아예 전혀 새로운 자산이 아닌 기존 자산의 디지털 플랫폼화가 핵심인 만큼 신뢰도와 경험이 풍부한 NH투자증권은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