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하반기도 건전성 위험…카드대출·리볼빙 '예의주시'
이자비용에 대손비용 부담까지…수익성 전망도 부정
공개 2023-07-11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조달비용 상승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드대출과 리볼빙자산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체율 부진은 대손비용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역시 먹구름 낀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연체율 0.3%p 상승…카드대출·리볼빙 주의보
 
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사의 합산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은 지난 1분기 기준 1.5%로 작년 말(1.2%) 대비 0.3%p 상승했다. 2021년 1.1%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개별 카드사의 연체채권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카드 1.6% △삼성카드(029780) 1.2% △KB국민카드 1.8% △현대카드 1.2% △롯데카드 1.6% △우리카드 1.8% △하나카드 1.5% 등으로 집계된다.
 
지난 10년간 카드사 연체율 추이가 전년 대비 0.1%p에서 0.2%p 사이에서 움직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변동 폭은 높은 수준의 위험성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절대적 수치 자체는 낮지만 상승하는 속도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NICE신용평가)
 
연체율 상승은 지난해부터 높아진 금리 여건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한계차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환경은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건전성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카드대출과 리볼빙자산이 예의주시되는 부문이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카드대출은 높은 조달금리와 차환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카드사 입장에서도 자산 확대가 힘들어진 영역이다.
 
반면 한계차주나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고 대출금리 수준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카드사 건전성 저하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요인이다. 금융업권 간 부실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내재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리볼빙(결제대금 가운데 일부 이월) 자산도 문제다. 리볼빙 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16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일반적으로 신용판매 이용과 연동되지만 최근 추세는 카드대출 수요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유의미하게 거론된다.
 
코로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마련했던 정책적 지원이 종료되는 점도 부담이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선행지표인 연체전이율이 2월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카드대출 중심으로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라면서 "원리금 상환 유예 등 한계차주에게 제공된 정책적 지원의 단계적 종료 이후 건전성 저하 폭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신용카드사 (사진=연합뉴스)
 
연체율 탓에 '대손비용' 부담도 커져…수익성도 먹구름 지속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저하는 대손비용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업계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순이익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데 대손비용 역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 이자비용은 올해 1분기 기준 8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5296억원 대비 68.9%(3649억원) 증가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금리가 2~3% 수준인 반면 지난해 4분기 신규 발행한 금리는 6% 이상까지 상승했던 만큼 이자비용이 계속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5191억원에서 7848억원으로 51.2%(2657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률은 1.9%로 0.6%p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은 각각 2조7322억원, 2조4901억원으로 확인된다.
 
카드사별 대손비용 규모는 △신한카드 1381억원 △삼성카드 1816억원 △KB국민카드 1485억원 △현대카드 616억원 △롯데카드 1031억원 △우리카드 667억원 △하나카드 853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금리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연체율 상승이 수반하는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라면서 "지난해 조달했던 자금의 이자비용 반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 증가 폭도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저하 압력이 더 큰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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